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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축구는 헤딩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라고?

어라하 2023. 4. 17. 18:33

용어정리 '뻥축구=롱볼축구=킥앤러쉬'

축구. 22명의 선수가 공을 차서 상대편의 골대에 집어넣는 경기이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반드시 발로만 공을 차야하는것은 아니다. 팔과 손만 쓰지 않으면, 그 어떠한 신체부위를 써도 되는것이 축구이다.

일반적으로는 머리를 가장 많이 쓴다. 골키퍼의 롱킥 이후 미드필더들의 헤딩경합, 풀백이나 윙어들의 크로스를 따내기 위한 헤딩 경합, 코너킥...그리고 등등등. 그래서인지 축구 역사에는 헤딩슛으로 인한 결정적인 득점이나 명장면이 많이 연출되었다.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고 있다. 이 골로 대한민국은 8강에 진출했으며,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멕시코의 하레드 보르헤티가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역사에 남을 헤딩골로 명장면을 만들었다. 골문 앞에서의 침착함과 결정력은 멕시코의 그 어떠한 공격수도 따라올 재간이 없다.

불세출의 타겟맨 올리버 비어호프. 이 골로 독일은 1998년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누르고 8강에 진출한다.



이러한 헤더를 주요한 공격 옵션으로 쓰는 전술이 바로 킥 앤 러쉬, 낮잡아서 뻥축구라고 부르는 전술이다. 우리나라가 카타르 월드컵 때 가나전에서 조규성을 활용한 두골의 헤더는 롱볼 크로스의 전형적인 예시이다.


출처:SBS. 전형적인 크로스 후 헤딩이다. 이 골로 많은 사람들이 설레어했다.



하지만, 롱볼축구에는 헤더를 따내는 선수만 있으면 되는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롱볼축구에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1. 타겟맨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헤더로 골을 넣거나 롱볼을 받아 헤더로의 연계, 또는 동료들이 상대편 페널티 박스에 도착할 때까지의 버티는 능력등. 킥앤러쉬에서의 핵심적인 노른자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8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네덜란드의 바웃 베호르스트. 이번 월드컵에서 타겟맨이란 무엇인가를 사전과도 같이 설명한 선수이다.


2. 세컨드 스트라이커
투박하디 투박한 롱볼축구에 왠 우아함의 결정체인 세컨드 스트라이커? 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듯하다.
그러나 타겟맨이 모든 롱볼을 헤딩슛으로만 연결할 수는 없다. 각도나, 거리상의 이유로, 동료에게 마무리를 맡겨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때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 사람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크게 세가지이다.
찻째. 타겟맨이 넘겨준 볼을 받아낼 위치를 선점하는 '위치선정'
둘째. 타겟맨이 넘겨준 볼을 득점하는 '골결정력'.
셋째. 타겟맨에게 수비가 집중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발재간' 이 요구된다.


유벤투스의 전설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트레제게와 투톱을 이루면서 당대 최고의 세컨드 스트라이커 중 한명으로 명성이 높았다.



3. 측면장악력
이 부분은 롱볼축구뿐만 아니라 현대축구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중요하다. 측면에서의 우위는 크로스 뿐만 아니라, 컷백, 2선에서의 연계 등등 공격에서의 경우의 수가 늘어나고, 또한 수비에서는 상대편이 가져갈 측면공격 에서의 경우의 수를 차단시키는 것이니까.
엘레니오 에레라의 '라 그랑데 인테르'와 리누스 미헬스의 '토털 풋볼'은 측면에서의 왕성한 활동을 유도하였고, 이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인터밀란의 자친토 파체티. 그는 공격형 풀백의 시초로 불리면서 라 그랑데 인테르의 핵심멤버로 활약했다. 그가 있을때 인테르의 왼쪽 측면은 우세를 놓친적이 드물었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돋보이는 윙어는 아니었지만 활발한 활동량과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부지런히 수행해내는 언성히어로였다.



4. 강력한 수비조직력
이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길게 설명할것도 없이 약한 수비력은 강한공격이라고 해도 상쇄되고, 수비라인에서의 빌드업부재는 공격전개 자체가 되지 않는다.


1998년 독일 축구대표팀은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며 짐을 쌌다. 이 패배에는 핵심 수비수이자 후방 빌드업의 주축이었던 크리스티안 뵈른스의 퇴장이 결정적이었다.




5. 레지스타
'왜 자꾸 우아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롱볼축구에 넣는지 모르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중앙에서의 롱패스는 일시적으로 헐거워진 상대편의 미드필더-수비라인을 허무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이는 레지스타 역할의 주특기이기도 하다.


2014년 알제리전 중에 나온 대한민국의 손흥민이 만회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공급한 이는 대한민국의 레지스타, 기성용이다.



전술에 있어서 완벽함이란 없다. 이기기 위해서, 끝없이 도전하고 접근하는게 가장 최고의 전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한방을 노리는 롱볼축구야말로 도전정신의 끝판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