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나는 미지의 세계인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을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몇편 썼다.
그러나 작심삼일 이라는 말은 그때의 나를 위해 쓰는 말이었다. 몇 번의 경기를 보고 나니 모든 팀의 전술이 하나같이 똑같았다. 중원에서의 힘싸움, 일관된 킥 앤 러쉬, 상남자라는 가식으로 포장된 소싸움같은 힘겨루기를 보는듯한 이 리그는 나에게 급격한 허망함과 지루함을 안겨주었다.
물론 이것이 블로그를 게을리 해도 된다는 변명은 아니지만, 블로그 외에도 여러가지 할 일이 많은 나에게 축구에 대한 관심을 식게 한 결정적인 요인임은 분명했다.
축구란 여러가지 이유로 재미있을 수 있다. 슈퍼스타들의 화려함 플레이, 성실하게 못해 사냥개처럼 돌진을 멈추지 않는 강렬한 압박, 쉴 틈 없이 볼을 돌리는 패스플레이,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빠른 역습 한방, 후반중반 부터 이어지는 감독들의 쫄깃한 두뇌싸움 등등...
그러나 바보같이 일관된 단순한 90분이 38라운드 내내 계속된다면, SPL 뉴비인 나로서는 견뎌내기 힘들다 라는 변명도 어느정도 통할듯 하다.
그렇다고 유럽대항전에서 통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최근 몇년간 SPL 소속 리그 팀들의 유럽대항전 성적만 보더라도, SPL의 수준낮음은 더 말하는것이 시간낭비일 뿐이다.
당분간 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팀이나 선수에 대해 글을 써볼 생각이다. 축구를 보면서 정리도 좀 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