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3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2대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연장전에서 나온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은 이날 경기의 백미 그 자체였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이날 호주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였는데, 이번 글은 호주가 대한민국을 상대한 전술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1. 호주의 대형
이 날 경기에서 호주는 4-4-2 대형을 들고 나왔다.
그렇다. 그들은 이른바 '두 줄 수비' 라고 불리는 전략으로 호랑이를 사냥할 덫을 놓은 것이다.
2. 두 줄 수비란 무엇인가?
두 줄 수비란 아군의 페널티 지역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을 추구하는데에서 출발한다. 골대 앞에 두줄로 방어벽을 치고 수비를 우선시 하며 역습을 노리는, 선수비 후역습 컨셉의 전략이다.
4-4-2 전형에서 수비수 4명으로 한 줄, 미드필더 4명으로 두 줄을 만들어 수비한다는 형태 때문에 두줄 수비로 불린다.
3. 그렇다 해도 넓은 공간을 단 8명의 두줄로 막아낼 수 있는가?
물론 중계카메라 앵글에서 보면 여기저기 빈틈이 보인다.
하지만 피치에서 뛰는 축구선수의 시야는 생각보다 확보가 쉽지않다. 8명, 골키퍼까지 포함하면 9명이 골대로 향하는 패스길을 촘촘히 틀어막고 있고, 여유를 가지자니 후방에 있는 상대편 공격수 2명(4-4-2의 2)이 수비가담으로 인한 볼 경합이 성가시니 결국은 볼을 측면으로 돌리게 되는 구조이다.
4. 그렇다면 골은 어떻게 넣는가?
컨셉이 선수비 후역습이므로 주로 역습이나 제공권,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에 의지한다. 이 전술은 언뜻 보기엔 매우 단순해서, 단조롭지만 그만큼 우직하고 강력한 전술이기도 하다.
5. 그렇다면 무적의 전술인가?
물론 아니다. 두 줄 수비 전술은 강력하지만 그만큼의 리스크도 감수할 부분이 적지 않다.
(1) 체력적 부분
가만히 서 있어 보이는 것 같지만, 두 줄 수비는 체력적인 소모가 심하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기 때문에, 수비팀은 항상 공을 쫒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유지. 오프사이드 트랩에 대해서 항상 신경쓰기 등등의 정신적인 소모까지 합하면 난이도가 쉬운편이라고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2) 득점력 문제
어쩔 수 없다. 팀의 무게중심을 수비에 둔 이상,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공격수는 단 두명이고,
팀의 라인, 즉 주력은 아군 페널티 박스에 진을 치고 있다. 어찌 보면 저득점 저실점은 필연적인 결과일 수 밖에 없다.
6. 이 전술에서 필수적인 선수들은 어떤 선수가 필요한가?
(1) 제공권이 좋은 수비수
두 줄 수비에서 제공권은 필수이다. 중앙에서 틈을 찾지 못한 상대편이 측면으로 빠져서 크로스를 올리는 빈도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수비가 제공권에 강점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수비를 해낼수 있다.
(2) 탑클래스의 클래식 스타일 골키퍼
아무리 높고 단단하게 성벽을 두르고 쌓았어도, 90분 내내 완벽하게 접근을 차단할 수는 없다. 아군의 골대는 성역이 아니다. 골대를 성역으로 만들려면 골대 앞을 지키는 골키퍼의 역량이 중요해진다. 무게 중심을 뒤로 뒀으므로, 맨뒤에 위치한 골키퍼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이치에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3) 공격수 두명, 투톱의 완성도와 호흡
수비적 전술에 득점이 적은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나마 있는 자원들이라도 잘 갈고 닦아야 얼마 없는 득점 찬스를 살릴 수 있다.
우리는 호주의 요새를 넘고 준결승 고지에 올라섰다. 앞으로도 우승을 향해 가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