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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혁명의 앞길은 어디에서(두 줄 수비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어라하 2024. 5. 16. 12:52

지난 6편의 시리즈를 통해서 두 줄 수비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보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줄 수비의 파훼법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고 싶었지만 필자보다 이 부분에 관해서 더 훌륭한 글을 남긴 분이 계시기에 그 분의 글을 올려 놓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https://m.blog.naver.com/osy060913/223095118252

[분데스 30R 바이언v헤르타 BSC] 키미히를 활용한 바이언의 두줄수비 파훼법

2022/23 시즌 바이언은 챔피언스리그 8강 일정을 앞둔 시점,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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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흥망성쇠는 결국 비전의 유무에서 결정되고 이는 축구역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알렉스 퍼거슨. 축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언제나 손꼽힌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현대축구의 판세를 정확히 읽어내서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앞길을 제시해 준 전술적 통찰력, 비전의 제시 능력이었다.



파비오 카펠로. 전성기였던 1990대에는 알렉스 퍼거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명장이었지만 그는 전술적 완고함으로 인해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저무는 해가 되고 말았다.



빈틈이 없어보이던 무적의 전술도 결국에는 항상 파훼법이 나왔었고, 그에 따라 축구계는 항상 변화를 거듭해왔다.

나는 두 줄 수비가 위대한 전술의 혁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이제 10년이 훨씬 넘게 지났다.

이제 두 줄 수비는 속속들이 파훼법이 나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지 못하면 사장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효용가치는 사라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두 줄 수비의 근본은 좁은 간격의 4-4-2로서, 아직까지 현대축구의 기본 대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축구의 포지션은 언제나 바뀔 수 있고, 각자가 위치한 역할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현대축구의 전술적 기본기, 포지션 플레이다.

팀마다의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4-4-2라는 공수의 밸런스가 잡힌 포지션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유리한 포지션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수비를 등한시하는 우를 범할 수는 없기에, 여전히 인간요새는 유용한 수비전술이기도 하다. 파훼법이 항상, 100% 통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두 줄 수비의 기본이 되는 4-4-2포메이션. 수비에 성공하면 언제나 반격에 나설수 있는 태세를 갖춘 포메이션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지금, 2024년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두 줄 수비를 메인으로 써서 우승을 하는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수비를 메인으로 두는 것은 그만큼 공격력이 약하다는 반증이고, 결국 승점 3점은 공격에서 골을 넣어야 결판을 낼 수 있기에 '우승은 쉽지 않다'라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번리 fc의 션 다이치 전 감독. 그 역시 4-4-2를 메인으로 활용하여 번리 fc를 유로파리그 까지 진출시킨 훌륭한 감독이지만 epl에서 훌륭하다고 볼 수 없는 번리 공격진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반대로 수비를 등한시하는 팀 또한 우승을 하기에는 어렵다. 부족한 실력에 상대와의 몸싸움, 경합을 주저하는 수비들을 보면서 공격수들은 우리가 반드시 득점을 해야한다라는 심리적인 압박에 짓눌리면, 이는 본래의 기량을 펴지 못하고 패배하는 복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1954년 월드컵 때 단연 돋보이는 팀은 매직 마자르 군단 헝가리 대표팀이었다. 대한민국전 9대0 승리를 시작으로 5경기에서 28골을 몰아치는 괴랄할 정도의 공격력을 보유한 팀이었지만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한 치의 모자란 수비가 결국 헝가리를 우승이 아닌 준우승으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1998년 월드컵에서 마르셀로 살라스와 사진 속 주인공 이반 사모라노는 칠레 역사상 최강의 투톱을 이뤘으며, 공격진에서는 한 손에 꼽힐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매 경기 실점을 하던 칠레의 수비진은 결국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4골을 실점하며 4대1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두 줄 수비는 현대축구에서 수비의 기본전술이자, 우승을 하기위해서는 팀단위로 두 줄 수비 사용법을 숙지해야하는, 현대 축구의 수비 메인 전술로 자리잡는 것이 올바르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150년의 축구 역사상 수많은 수비 전술이 있었고
큰 임팩트를 남긴 수비전술 또한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만큼 많은 팀들이 사용하는, 간단한 원리의 수비 전술은 유래를 찾기 힘들다.

축구는 하나의 생물체이며 예술이자 전쟁의 영역이라서 언제고 틀은 바뀔 수 있다. 설령 그렇기에, 이 위대한 방패가 언젠가 종언을 고한다 해도,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두고두고 회자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이만 길었던 두 줄 수비 시리즈의 마지막을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