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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이 경질되어야만 했던 이유

어라하 2024. 2. 17. 13:53

2024년 2월16일, 위르겐 클린스만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감독에서 경질되었다. 표면적으로 아시안컵 4강이라는 성적은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해도 경질을 시켜야만 하는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론은 이 경질에 대해서 찬성하는 분위기이며, 이는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1. 전술의 부재

무슨 컨셉으로 축구를 할 생각인가? 어중간한 빌드업, 뜨뜻미지근한 압박, 헐거운 선수들간의 간격, 자기 보다 못한 선수들에게 계속 패배하는 중원싸움까지.

축구와 럭비가 분류되고 영국에서 FA가 창설된 1863년 이래로, 축구의 전술은 끊임없이 연구되고 발전되어 왔다.

2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전술가와 명장들이 있었으며, 각 팀의 전술과 전술이 부딪히는 순간은 축구에서 숨겨진 묘미 중 하나이다.


2024년 현재 EPL을 대표하는 두 전략가인 펩과 클롭. 저 두 명장이 격돌하는 경기는 전술적으로도 볼만한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년여간을 지켜봤을 때, 난 클린스만호의 전략컨셉을 도통 잡아내지 못하겠다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축구의 제 1명제는 득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 1명제의 실현을 위한 부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 무엇을 주무기로 삼아 득점을 할 것인가? 라는
1-1의 명제의 동반은 불가피하다.

클린스만호는 이 부분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짧은 패스로 상대의 진영을 후퇴시키는 것도 아니고, 압박을 통해 공격의 시발점을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지도 않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규성에게 가는 롱볼은 조규성과 상대편 수비수의 키를 넘기려는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이것은 평소 킥앤러쉬에 대한 훈련이 제대로 되어있어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https://cms3682.tistory.com/m/10

뻥축구는 헤딩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라고?

용어정리 '뻥축구=롱볼축구=킥앤러쉬' 축구. 22명의 선수가 공을 차서 상대편의 골대에 집어넣는 경기이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반드시 발로만 공을 차야하는것은 아니다. 팔과 손만 쓰지 않으면

cms3682.tistory.com

필자의 글이다. 킥 앤 러쉬가 어떤 전술인지 알고 싶으면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좌측하단에 하트달아주면 고맙겠다.

스트라이커의 머리를 넘기는 침투패스를 줄 생각이었으면
스트라이커에게는 공중전 능력보다 스피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조규성은 스피드가 강점이다라고 보기는 어려운 공격수이다. 그래서 8강전부터 손흥민으로 스트라이커를 바꿔서 기용했지만 이번에는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부재에 시달렸다.

머리가 좀 나쁜 우리의 독일인 감독은 뛰어들어가는 손흥민을 엄호해야할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윙포워드에 두고, 한명은 2선과 3선 사이의 빌드업을 하는 역할을 맡겨 손흥민을 고립시키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황희찬, 스피드와 돌파력, 피지컬을 겸비한 훌륭한 공격수이다. 윙과 스트라이커에서 주로 뛴다.

이강인, 넓은 시야와 드리블,킥력을 보유한 훌륭한 2선자원이다.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그 뒤를 받칠 능력은 충분하다.



조규성의 역할, 즉 타겟맨의 역할은 본인이 해결을 한다. 는 것에 국한 되지 않고 공중전에서 그 존재 자체로 상대수비의 시선을 자기에게 집중시키는, 이른바 '펄스 나인'의 역할도 어느정도는 부여가 된다. 그러나 바레인 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유지할 환경이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부터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순전히 스타플레이어들의 개인능력으로만 이루어낸 득점, 우선 이 공격전술에는 11득점이라는 호성적(표면상)에도 불구하고 낙제점을 주는것이 합당하다 여겨진다.

한편 축구의 제 2명제는 실점을 하지 않는것이다.

우선 이번 아시안컵 수비성적은 10실점으로, 그야말로 참담할 지경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대회 총합 두자리수 실점 이 대회 이전에는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통틀어 1954년 월드컵(0득점 16실점)과 1996년 아시안컵(7득점 11실점) 단 두 대회밖에 없었다.


1954년 월드컵 당시 헝가리를 맞아 악전고투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비록 0승 2패 무득점 16실점이라는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너무나 크고 많은 악재가 겹쳤고 1차전 헝가리와 전반전 중반 까지 접전을 펼쳐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두바이의 저승사자 알리 다에이. 그는 1996년 아시안컵 8강전 상대인 대한민국에게 4골을 넣으며 말 그대로 '짓밞아' 버렸다.


그나마 1954년에는 열악한 국가사정과 1차전 상대가 지금도 역대 최강의 팀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매직마자르 군단 헝가리 였다는 점을 참작할 때, 이러한 치욕은 1996년 아시안컵 한번만 있었다고 해도 괜찮을듯하다.

원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수비와 미드필더간의 간격이 넓고 시종일관 부족한 숫자의 중앙미드필더가 상대편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것이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좁고 숫자싸움에서 유리해야하는 것은 1970년대부터 대두된 수비전술의 기본기이다. 기본기를 망각하고 무엇으로 수비를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수비는 스킬 이전에 많은 훈련과 팀의 조직력이 우선시되는 부분이다.


리누스 미헬스, 토털풋볼의 양대 산맥이자 네덜란드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다. 공간을 최소화하는 압박이라는 개념에 있어서 선구자였다.


에른스트 하펠, 리누스 미헬스와 더불어 토탈풋볼의 양대 거장으로 불리며 저 둘은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감독하면 항상 거론되는 두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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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글은 아니지만, 토탈풋볼과 리누스 미헬스, 에른스트 하펠에 관해 아주 잘 써놓은 글이다.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 내내 클린스만호의 수비전술은 '맡긴다, 김민재, 조현우' 였다. 수비를 떠받치는 핵인 김민재가 이탈한 요르단전, 모두가 우려한 점은 그대로 적중하고 말았다.

2. 내부 기강 단속 실패

클린스만이 전략적 생각이 없다는건 축구에 관심을 오래 둔 사람이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감독의 역할은 팀내의 기강을 다잡고 수석코치가 자신의 전술철학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이 100억원 짜리 허수아비는 4강전 선수들의 다툼(사실 명확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어 조심스럽지만, 우선 다툼이 있던건 맞는듯하다.)
에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실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어이없음을 선사해주었다.

3. 방만한 책임의식

1번과 2번을 종합해 봤을 때, 이 사람은 책임의식이라고는 전혀없는 사람인건 분명하다. 부임지인 대한민국보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더 오래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리더란 매우 어려운 자리이며, 부담감 또한 상당한 자리이다. 그렇기에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책임감'이 아닐까 한다.

정몽규 씨...당신한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건방지게 웃고 있는 정몽규. 여러모로 무능의 극치이므로 나가는게 이치에 합당하다.